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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 허동현 민족긍지 분과위원장

기자명 : 시사주간지… 입력시간 : 2016-01-01 (금)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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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현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민족긍지분과위원장이 민족긍지 분야 역점 사업과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열 희생 기억하고 우리 저력에 자긍심 가져야” 
“안으로는 국민통합, 밖으로는 남북통일 노력해야”

“일제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짧은 기간에 산업화를 이루고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우리의 저력에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허동현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민족긍지분과위원장은 “광복 70년을 맞아 건국과 호국 과정에서 빚어진 희생과 압축성장의 과오를 성찰하되 후손들에게 독립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선열들의 희생을 꼭 기억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허 위원장은 “한 세기 전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패권경쟁 와중에서 희생양이 된 쓰라린 역사의 경험에서 미래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항일투쟁과정에서 순국한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이어 받아 안으로는 국민통합을 밖으로는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6일 그를 만나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민족긍지 분야 역점 사업과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허동현 위원장과의 일문 일답

Q. 먼저 광복 70년의 의미를 평가해주십시오.

- 올해는 광복 70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청일전쟁(1894-1895), 러일전쟁(1904-1905)이 일제의 승리로 끝난 지 120주년과 1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또한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 앞에 일제가 무릎을 꿇은 아시아·태평양전쟁(1931-1945) 종전(終戰) 70주년이기도 합니다. 동북아시아지역의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힘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오늘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 시대인 하나라에 있다(殷鑑不遠 在夏后之世)”는 옛 경구가 떠오릅니다. 한 세기 전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패권경쟁의 와중에서 희생양이 되고 말았던 아프고 슬픈 역사에서 미래의 교훈을 찾는 징전비후(懲前毖後)의 안목과 전략을 우리 국민 모두가 되새겨야만 하는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산업화, 민주화 성취에 세계가 놀라워합니다. 이런 성취가 가능했던 가장 큰 요인을 꼽으신다면?

- 광복은 미국과의 유대를 바탕으로 해양지향의 열린사회로 급속히 진화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게 한 계기였습니다. 또 ‘남녀동권 사회’와 ‘타자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꿀 만큼 성장하게 만든 희망의 원천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성취를 가능하게 한 요인은 여럿을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교육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광복 이후 교육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밑바닥부터 뒤집는 질적인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1950년대 민주·민족교육을 통해 민초들은 자유민주주의의 구현을 꿈꾸는 시민으로 자라났고, 1960년 4·19혁명은 그 결과였습니다.

또한 당시 강조된 과학·기술교육이 가져다준 합리적·실용적 가치관은 1960년대 이후 경제기적을 가능하게 해준 밑거름이었습니다.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기는 동화 속 기적을 현실로 만든 오늘, 되돌아보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낸 동력은 뜨거웠던 우리의 교육열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Q. 그렇다면 민족긍지분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 민족긍지분과에서는 민족정기 확립과 성공의 발전역사 조명, 민족적 역량과 자부심 고취로 나눠 광복70년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 현실적으로 관리가 어려운 국외 사적지의 보존을 강화해 민족정기를 확립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29일 제83주년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식을 계기로 상해 훙커우공원 내 윤봉길의사 기념관을 재단장해 다시 여는 재개관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독립운동사적 보존을 매개로 한·중 협력을 강화하고 우의 증진을 달성해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중국 소재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보존 관리를 강화해 미래 세대에게 역사 교육 현장으로 물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활동, 독립운동 발자취 등을 정리·보존하기 위해 독립운동가 인명사전을 편찬하고, 서대문 역사공원 내 협소한 독립관을 확대해 독립의 전당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또 경제발전 7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KDI 홍릉 부지에 한국경제발전관을 건립하는 등 대한민국 수립 이후 거둔 성공의 발전역사를 조명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국가브랜드 ‘아리랑’ 축제로 국민대화합의 장을 마련하면서 국민통합을 위한 민족적 역량과 자부심을 고취할 계획입니다.
 
Q. ‘민족정기 확립’은 구체적으로 어떤 취지에서 마련되고 진행되는지 설명해주십시오.

- 역사는 도돌이표가 있는 듯 느껴집니다. ‘보수와 진보’, ‘친미와 반미’ 같은 오늘 우리 안의 이분법은 한 세기 전 망국을 초래한 ‘개화와 수구’, ‘친일과 반일’의 분열과 진배없습니다. 큰비가 오기 전 둥지를 고치는 미우주무(未雨綢繆)의 혜안을 모든 이들이 가져야 합니다. 역사시계는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산업화의 결실로 중산층이 두텁게 자라난 1990년대 이후 다원화된 시민사회가 열렸습니다. 그렇기에 권력자들의 리더십(Leadership) 만이 아닌 시민사회의 팔로워십(Followership)도 중요합니다. 더 가진 자의 책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s)’ 만큼이나, 시민 개개인이 갖춰야 할 도리와 의무인 ‘시티즌십 오블리주’(Citizenship obliges)가 더없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룬 민족적 역량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성공의 역사를 자긍하는 한편, 나라를 잃은 한 세기 전의 아픔도 기억하고 성찰해야만 합니다.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우리가 상해·중경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과 상해 소재 윤봉길 기념관 재단장 개관을 하는 이유도 국제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처해 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일제에 맞선 우리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기 위함이 하나요, 다시는 나라를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 다른 하나일 것입니다.

Q. 민족긍지 분야 사업에 미주·중국 지역 독립운동 재조명 학술회의 등이 있던데 북한과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도 있나요?

- 우선 북한과 함께하는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는 남북 간의 관계가 개선되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남북이 함께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동북공정과 장백산공정 대응 등 민족의 이해가 합치하는 부분부터  추진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Q. 역사학자로서 일본의 최근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역사 도발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왜곡, 전범세력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위안부 역사 부정, 그리고  일체의 전쟁 행위를 금지한 평화헌법 개헌 움직임 등은 모두 일본 우익이 벌이는 우경화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과거사를 반성하는 독일과 달리 일본에서 역사 왜곡세력의 움직임이 계속되는 것은 독일에서는 전범세력이 아직도 추적·처벌되고 있지만, 패전 후 일본에서는 세계를 향해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자행한 전범세력이 청산되지 않고 지배세력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정자들이 침략의 역사에 분칠을 하는 일본의 역사시계는 아직도 뒤로만 가려 합니다.

역사 기억을 둘러싼 전쟁은 더 이상 남의 집에 난 불이 아닙니다. 우리도 남과 북으로 갈라섰던 민족이 다시 하나 되는 남북통일을 위한 역사 기억의 화해도 필요합니다. 남의 잘못을 나무라기 위해서는 내 결함도 살펴야 하는 법이지요. 반면교사로서 일본의 역사 왜곡을 보면서 우리도 타자와의 공존을 위해, 저항민족주의에서 기인하는 배타성 같은 우리 안의 특수를 어떻게 남의 눈을 감당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로 환원시킬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만 함도 절감합니다.

Q. 미래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리 미래 세대들은 광복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궈 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우리의 저력에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늘 미래 세대들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이 시작된 19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징으로 강대국의 이해가 엇갈리는 세력 각축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망국이라는 치욕의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으면 미래도 없는 법입니다.

미국과 중국 G2가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다투는 오늘, 우리는 70여년 전 건국과 호국의 역사가 주는 교훈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냉전 붕괴 이후 어제의 적이었던 중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 되는 천선지전(天旋地轉)의 격변도 있었지만, 열강의 이해가 충돌하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는 결코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6·25전쟁에 개입해 남북통일을 막은 중국에게 한반도는 지금도 포기할 수 없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전략적 요충이지만,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옹호하는 미국에게 우리의 전략적 가치는 6·25전쟁이 터지기 전 미군을 철수했던 그때처럼 저울질로 이해득실을 가를 대상일 수 있습니다.

‘시장을 보장하는 안보 없이 경제적 번영은 없다’는 광복 직후 미군정 민정(民政) 부사령관 헬믹 소장의 진단은 정문일침으로 우리를 일깨웁니다. 또 한 가지 미래 세대들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포화 속에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됐던  6·25전쟁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21개 유엔 회원국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불과 반세기만에 경제적 번영과 다원화된 풀뿌리 시민사회를 일굴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미래 세대들은 전쟁과 재앙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의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는 단비와 같은 한 바가지 마중물로 되돌려 줘야 할 결초보은의 소명을 띄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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