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비스 기업의 총 연구개발(R&D) 투자 중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OECD 24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 부문의 R&D 투자 중 61.1%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고, 대기업은 38.9%를 차지하고 있어 서비스 대기업의 R&D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국제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 R&D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총 R&D 투자 중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7%(2000년)에서 8.9%(2011년)로 하락해 OECD 24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제조업 기반 경제를 갖춘 독일은 8.3%(2000년)에서 13.6%(2011년)으로, 일본은 6.7%(2000년)에서 10.7%(2011년)으로 서비스 R&D 투자 비중이 증가 추세에 있어 대조를 이뤘다. 서비스 산업 강국인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기업의 R&D 투자 중 서비스 부문 비중은 각각 28.0%, 61.6%, 52.2%로 파악됐다.
특히 2012년 기준으로 서비스 부문의 R&D 투자 중 61.1%를 중소기업이 수행하고 있으며, 대기업 비중은 39% 내외에서 답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대기업의 R&D 투자 비중은 41.1%(2009년), 40.9%(2011년), 38.9%(2012년)로 3년 연속 하락했다. 박필재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소기업보다 자금이 풍부한 서비스 대기업이 R&D 투자를 소홀히 하는 탓에 서비스 부문의 R&D 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제조업 경쟁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문·과학·경영지원 서비스 기업의 R&D 투자 비중(26.8%)도 G7 회원국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과학·경영지원 서비스는 법률, 회계, 특허 자문, 디자인, 광고, 시장조사, 건축 엔지니어링 등을 뜻한다.
박필재 무협 수석연구원은 "서비스 산업의 혁신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R&D 투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서비스 기업의 저조한 R&D 활동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아직까지 국내에는 '서비스 R&D', '서비스 실험실' 등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금이 풍부한 서비스 대기업이 서비스 R&D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서비스 실험실 등 정부의 서비스 R&D 인프라 확대와 제조업 R&D 정책과의 차별 완화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