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고검 정문에 도착, 마중나온 강남일 대전고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차례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야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로 올라선 여론조사가 다시 나왔다. 대검찰청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도 "이쯤 되면 대권 도전은 숙명이 아닐까"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윤 총장이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론조사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가 17.2%까지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각각 21.5%로 공동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차기 대선을 1년 4개월가량 앞두고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양강 구도'로 진행되던 대권 레이스가 윤 총장이 가세한 '3강 구도'로 본격적으로 재편된 듯한 모양새다. 17.2%는 윤 총장이 선호도 조사에 이름을 올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다. (응답률 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선호도가 급상승하자 검사들도 윤 총장이 실제로 정치에 뛰어들거나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한 검찰 간부는 "여권이 윤 총장을 겨냥해 '검찰총장의 피선거권 제한'까지 언급하면서 견제하는 상황이 윤 총장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간부는 "윤 총장을 현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는 국민이 점점 느는 상황이다. 이러다 정말 타의에 의해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은 윤 총장이 대권 후보로 부상하는 상황을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대검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의뢰한 모든 언론사에 윤 총장을 빼달라는 요청을 전달했지만, 자체 판단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더는 강하게 어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이 지난달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치 참여 가능성을 밝힌 것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당시 윤 총장은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생각게 보겠다"고 했다. 일부 정치권은 "은퇴 후 국민 봉사"라는 말을 사실상 '정치 출정 선언'처럼 해석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국감에서 2021년 7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뜻도 밝힌 부분에 방점을 두면 말이 달라진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윤 총장이 퇴임 직후 20대 대선(2022년 5월) 출마를 선언해도 남은 시간이 7~8개월밖에 없으니 물리적으로 촉박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거리에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들이 늘어서 있다. [뉴스1]
정작 윤 총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검찰 내부 분위기를 다지기 위해 현장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하면서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했다. 올해 2월 부산고·지검과 광주고·지검을 방문한 이후 8개월 만이다.3일에는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 30여 명을 대상으로 열리는 '부장검사 리더십 강화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연한다. 윤 총장은 일단 후배 검사들 교육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참석 검사들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폭탄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과거처럼 이날 연수원 부지 내 언론 출입은 차단된다. 때문에 윤 총장과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마주치거나 만나더라도 그 모습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출처: 중앙일보] "이쯤되면 대권 도전은 숙명"···빅3 뜬 윤석열에 檢 술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