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ʾ

|
 

 

뮤지컬 '킹키부츠' 연출 제리 미첼 "응원할 수 있는 작품 원해"

기자명 : 시사주간지… 입력시간 : 2016-01-01 (금) 21:02


미국 출신 브로드웨이 스타 연출가 겸 안무가 제리 미첼은 즐거웠다. 자신이 연출한 쇼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 '라카지' '헤어스프레이'처럼 밝고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제67회 토니상에서 작품상, 음악상 등 6관왕에 오른 뮤지컬 '킹키부츠'를 계기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 작품으로 그는 연출과 안무상을 거머쥐었다.
'킹키부츠' 세계 첫 라이선스 겸 한국 초연을 앞두고 처음으로 방한한 제리 미첼은 1일 오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응원할 수 있는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웃었다.
'리걸리 블론드'는 백치 취급받은 금발의 엘 우즈가 남자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는다. '라카지'는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게이 커플 '앨빈'과 '조지'가 편견을 극복하고 아들 '미셸'의 결혼 성사를 위해 벌이는 작전을 그린다. '헤어스프레이'는 뚱뚱한 몸에 부풀린 머리를 한 '트레이시'가 TV 댄스경연대회 우승과 함께 사회의 편견을 깨뜨리는 이야기다.
'킹키부츠'는 긍정의 화룡점정이다.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 프라이스'가 여장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여장 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해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주인공이 소수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리 미첼은 "관객들이 함께 응원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주인공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주변 사람들까지 변화시키는, 전형적인 뮤지컬 이야기일 수 있는데 실생활에서도 그런 사람을 많이 찾아볼 수 있죠." 뮤지컬 극장에서는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헤어스프레이' '라카지' '킹키부츠' '금발이 너무해' 모두 마찬가지예요. 인물들이 성숙하고 변화하면서 관객들이 함께 즐거워할 수 있죠. 저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편이에요. 극장 가기 전의 기분과 다녀온 후 기분이 (즐겁게) 달라지는 걸 즐깁니다. 하하." '킹키부츠'는 2005년 동명 타이틀의 영화가 바탕이다. 소재는 영국의 노샘프턴 지방의 남성화 신발공장에서 벌어진 실화다. 앞서 1999년 BBC가 다큐멘터리로 이 내용을 다뤘다.

제리 미첼은 연출 의뢰를 받아 DVD로 영화를 보고 나서 "울었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두 남자(찰리·롤라)의 이야기죠. 굉장히 다른 곳에서 살던 두 남자가 만나 서로 공통점을 찾고 '킹키부츠'를 함께 제작하면서 화합하는 자체가 뮤지컬로서 흥미로운 소재였어요. 롤라가 '드랙퀸'(여장 쇼걸)이라 클럽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부분도 뮤지컬로 만들기 매력적이었죠."
특히 찰리의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평범한 남자' 돈이 변화하는 점이 요점이라고 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돈은 '남자는 땀을 흘리는 노동을 해야 한다'고 믿는 천생 남자다. "찰리가 롤라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돈이 찰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죠. 돈은 찰리가 용기와 남성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결국 (신발 공장을 일으킨) 그를 받아들이죠."
이와 함께 '킹키부츠'는 미국의 팝 슈퍼스타 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를 풍미한 디바 신디 로퍼가 작곡을 맡아 주목받은 뮤지컬이다. 디스코와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였다. 신디 로퍼는 이 뮤지컬로 작곡상을 받았다. 토니상 역사에서 여성 홀로 작곡상을 받은 건 신디 로퍼가 처음이다. 게다가 처음으로 뮤지컬 넘버 작곡에 참여했다. '킹키부츠'로 다시 재조명받은 그녀는 지난 1월 '제56회 그래미어워즈'에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

"로퍼를 처음 만난 건 1990년대 중반 올림픽 이벤트에서 그녀의 노래에 맞춘 안무를 만들었을 때였습니다. 뒷날에 로퍼의 비디오를 리메이크했을 때 또 만났죠. 로퍼와 친구 사이인 (오리지널 극본가) 하비 피어스타인이 로퍼에게 전화를 해서 출연 제의를 했어요. 당시 그녀에게 뭐 하고 있느냐가 물었는데 설거지를 하고 있다고 했죠. 아무런 (음반)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면 뮤지컬을 함께 만들자고 했죠. 로퍼가 두 곡을 만들어서 먼저 보내줬는데 한 곡이 '낫 마이 파더스 선'이었습니다. 롤라가 1막 마지막에 부르는 곡인데 그 곡을 듣자마자 굉장히 울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같이 참여할 완벽한 분이지 않나 싶었죠."
자신과 피어스타인, 로퍼 모두 "외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안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느낌이라 공감대가 형성됐죠"라고 웃었다.

'킹키부츠는 지난해 토니상에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를 휩쓴 뮤지컬 '마틸다'와 경합해서 승리했다. "상을 받는 건 야구와 비슷해요. 홈런을 칠 수 있고 스트라이크를 당할 수 있죠. 홈런을 한 번 쳤다고 두 번 치리라는 법도 없죠. 이야기 때문에 상을 받은 것 같아요. '킹키부츠'를 제작하는 도중 런던에서 '마틸다'를 봤는데 스태프들에게 '대단한 작품이라 우리가 상대되지 않을 것 같아'라고 말했었죠." '킹키부츠'는 이와 함께 시카고 초연에서 브로드웨이로 넘어갈 당시 한국 뮤지컬계 큰손 CJ E&M 공연사업부문이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시카고에서 브로드웨이로 넘어가는데 자금이 부족했어요. CJ E&M 공연사업부문이 도움을 줘서 갈 수 있었죠. 지금은 성공해서 투자자들이 많아요. 투자금에 200% 이상은 더 벌었을 겁니다. 최근 LA에서 3주간 투어 공연을 했는데 CJ E&M 공연사업부문이 역시 투자를 했어요. 400만 달러 이상을 번 것으로 압니다. 공연했던 곳에서 다시 해달라는 제안이 많아요. 곧 공연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벌써 다시 한 번 공연해달라는 제안이 왔습니다."
CJ E&M 공연사업부문과 작업한 것에 대해서는 "세계 시장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면서 "서로 교류를 하기 쉬워졌다"고 여겼다.
한국에서는 드물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제리 미첼처럼 안무가 출신의 연출가가 많다. "'코러스 라인' '드림걸스'의 마이클 베넷, '시카고'의 밥 포시, '지붕 위의 바이올린'과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제롬 로빈스 등이 예죠. 제가 젊었을 때 마이클 베넷과 제롬 로빈스의 어시스턴스를 하면서 협력 안무가로 활약했어요. 그러다 보니 연출과 안무를 함께하는 게 쉬웠습니다. 뮤지컬 작업은 하나의 비전을 구현하는 것이죠. 안무와 연출이 잘 어우러져야 훌륭한 뮤지컬이 나옵니다. 한 사람이 안무와 연출을 하면 그런 부분이 잘 살지 않나 싶습니다."

'킹키부츠'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1막의 마지막, 따끈하게 만들어진 '킹키부츠' 한 쌍이 막 컨베이어 벨트 위에 나오는 부분이다. 롤라를 비롯해 앙상블들이 들썩거리는 리듬의 '에브리바디 세이 예(Everybody Say Yeah)'를 함께 부른다. 배우들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미국 록밴드 '오케이 고'(OK Go)가 2006년 러닝머신 위에서의 퍼포먼스를 한 번에 찍는 '원 테이크'로 촬영해 화제가 된 '히어 잇 고즈 어게인(Here It Goes Again)' 뮤직비디오를 참조했다. "'히어 잇 고즈 어게인' 속 러닝머신을 좀 높이 올려서 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구현한 거죠. 모두가 행복해 하는 장면이에요."
이날 사회를 맡은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킹키부츠'애 대해 "재미가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성 소수자들이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보는 내내 힐링 받는 기분이었다"고 평했다.  '킹키부츠' 2일부터 2015년 2월22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찰리 김무열·지현우·윤소호, 롤라 오만석·강홍석, 로렌, 정선아·최유하. 돈 고창석·심재현, 엔젤 한선천 외. 음악 슈퍼바이저 스티븐 오레무스, 협력 안무 러스트 마워리, 협력 연출 디비 본즈, 협력 음악감독 윌 반 다이크, 협력 연출 김동연, 협력 음악감독 양주인, 협력안무 이현정. 5만~14만원. CJ E&M 공연사업부문. 1577-3363
                        
 


 
 
 
 
 
 
 
 
 
 
 
 
 
 
 

시사주간지뉴스타임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취재요청 | 제휴문의

 

Copyright©2013. 시사주간뉴스타임 All rights reserved.
시사주간뉴스타임 서울시 중구 퇴계로45길 31-15(예관동 70-16번지) 3,4층
관리자이메일E-mail : ssjj5008@naver.com,ssjj5008@daum.net 대표전화 : /팩스 02)2285-5688
발행인/대표자 : 김성진(김재팔) 잡지등록증:서울 중,마00031
시사주간뉴스타임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