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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0조 추경, 한은 금리 인상 깜빡이···"일종의 레임덕"

기자명 : 시사주간지… 입력시간 : 2021-06-14 (월) 10:51
한쪽에선 돈을 풀고, 한쪽에선 금리를 올리고.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ㆍ정은 30조원 안팎에 이르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한은에선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뉴스1

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뉴스1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경기 회복세 공고화, 일자리ㆍ민생 회복 지원 강화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2차 추경안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공식 보고서인 그린북을 통해 추경 편성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하반기 고용 회복을 위한 일자리 대책 등 보강할 대책이 긴요하다”며 2차 추경 편성 검토 의사를 밝힌 데 이어서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믿는 ‘뒷배’는 초과 세수다. 기재부 ‘재정 동향’에 따르면 올 1~4월 국세 수입(세수)은 13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조7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세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적게 걷힐 것이란 정부 예상을 뛰어넘었다.  
 
당ㆍ정은 초과 세수를 활용해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 중 국민 위로금(휴가비)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2차 추경 규모는 20조~3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세 수입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등]

국세 수입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등]

 
기재부는 전 국민 대상 위로금 지급을 반대하고 있지만 고집을 지키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예상보다 늘어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경 편성을 포함해 (중략) 국민 모두가 온기를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경제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국민 모두’란 표현을 써가며 전 국민 지급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실 이번 추경은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올해 4% 안팎 경제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 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만 편성하도록 한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다. 
 
또 국가재정법에 따라 초과 세수는 ▶국채 원리금 상환 ▶지방교부세ㆍ교부금 정산 ▶공적 자금 상환 등 순서로 써야 하지만 당ㆍ정은 이 원칙도 어기고 2차 추경 편성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추락 중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돈 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치른 국회의원 선거를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역전한 전례가 있기도 했다.
한미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

한미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

 
하지만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추경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급적 국가 부채는 줄여나가고 장기 경제 정책도 잘 설계해나가면서 코로나19 피해가 큰 저소득 계층을 선별적으로 깊이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선심성 단기 정책에 집중된 현재와 같은 (확장적) 거시 정책은 주택 가격 상승과 자산ㆍ소득 양극화를 유발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한국 원화는 미국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연이은 추경으로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면 거시 정책도 표류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당ㆍ정이 주도하는 대규모 2차 추경은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를 켠 한은과도 손발이 맞지 않는다. 금리 인상은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긴축) 가장 강력한 정책으로 꼽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71주년 창립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경제 회복 강도에 따라 연 0.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와 있는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창립 제7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창립 제7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뉴스1

시장에선 한은이 미국보다 더 빨리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올해 4분기, 11월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1월과 내년 1분기 각각 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3번째 인상은 내년 하반기 미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할 무렵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 정부는 30조원에 육박하는 나랏돈을 풀고 한은은 거꾸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정책 혼선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은에서 금리 인상을 선제적으로 단행하려 하는데 일종의 ‘레임덕(정권 말기 지도력 누수)’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현 정부의 잘못된 규제 정책이 주된 역할을 했지만 한은 역시 금리를 지나치게 낮추며 통화량 증가에 일조했다”며 “정권 교체기 책임론이 불거질 듯하니 (한은이) 서둘러 현 정부 정책과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출처: 중앙일보] 정부는 30조 추경, 한은 금리 인상 깜빡이···"일종의 레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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